윤석열 ‘전술핵’ 공약에 미 국무부 ‘불편한 심기’

램버트 부차관보 “미국 정책 모른다는 것 놀라울 뿐”

뉴스코프 김윤겸 기자 paperguy@kakao.com
2021년 09월 28일(화) 12:21
지난 22일 ‘안보 11대 공약’을 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미국 국무부측은 윤 전 총장이 내세운 전술핵 공약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발언한 ‘전술핵 배치’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반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국무부 한 관계자가 윤 전 총장의 대선 공약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미국의 국영방송 ‘미국의 소리(VOA)’는 ’미국,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배체“라는 제목의 기사를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는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었다.

이 기사에서 램버트 부차관보는 “미국은 한국의 유력 대선 후보의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 협정 제안에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에 전술핵 무기를 재배치하거나 한국과의 핵무기 공유협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22일 ‘안보 11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북한 핵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를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한미 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국 핵무기 전략자산 전개에 협의 절차를 마련하고 정례적인 핵무기 운용 연습을 실행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와 관련해 램버트 부차관보는 “해당 공약을 발표한 사람들이 미국의 정책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며 윤 전 총장 측을 정면 겨냥했다.

윤 전 총장의 공약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비해 미국의 핵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정면 반박해 한미 양국의 안보동맹 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

핵보유 또는 전술핵 배치는 그동안 국내 극우진영에서 자주 내세워왔던 주장이다. 핵 무장을 통해 북한의 핵 보유 전략에 대응하고 안보를 강화하자는 것. 하지만 이는 주변국은 물론 동맹국인 미국도 반대하는 문제로 국제정세에 대한 몰이해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윤 전 총장의 해당 공약은 중국의 비판도 불러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치인이 한반도 핵 문제를 이용해 말하는 것은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일침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관련 공약은 핵문제에 대한 극우진영의 논리를 적용했다가 동맹국인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대선주자 행보를 펼치며 각종 망언과 구설수에 올랐던 윤 총장이 이번에는 미국의 반발도 불러온 것으로 평가된다.

뉴스코프 김윤겸 기자 papergu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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