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길의 행복글방] K-Culture와 세계문화유산의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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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길의 행복글방] K-Culture와 세계문화유산의 시너지 효과
  • 입력 : 2021. 10.27(수) 16:09
  • 윤상길 한국미디어콘텐츠협회 자문위원장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가 전환되면서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국보 제260-12호 세계기록유산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62권을 관람하는 가족의 모습이다. / 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야 중 하나가 관광산업이다. 대형 관광업계는 몸집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중소규모의 관광중계업계 대부분이 폐업했거나 휴업 상태이다. 이들은 11월 1일부터 시행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with covid19·코로나와 공존)’이 고사 위기에서 관광업계를 회생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발길도 바빠졌다. “차제에 관광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라는 지적에 따른 발걸음이다. 특히 외국과의 관광 교류 형태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인데다 해외 관광보다는 국내로 외국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관광 흑자국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가 외국에 내세울 주력 관광상품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개최한 ‘2021 국제관광 포럼(10월 27일, 신라호텔)’에 그 해답이 보인다. 한국을 매력적인 관광지로 홍보하기 위해 열린 이 포럼에서 한국과 한옥 사랑으로 유명한 방송인 마크 테토 등 많은 패널은 ‘한국의 진짜 매력’으로 ‘고품격 문화관광유산’을 꼽았다.

관광자원으로서의 한국 문화(K-Culture)는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콘텐츠이다. 봉준호,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비롯한 국제영화제에서 거둔 쾌거는 한국 영화의 수준을 세계 정상급으로 격상시켰고, 방탄소년단(BTS)의 활약은 비틀즈 이후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에 K-Pop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대중음악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오징어게임’의 인기는 전무후무한 기록들을 남기며, K-Drama를 한국 문화의 또 다른 중심축으로 옮겨 놓았다. 영화 대중음악 드라마에 못지않게 한국의 게임 웹툰 뷰티 등도 오래전부터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국 문화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들 문화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거의 존경의 수준에 올라 있다.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려는 사람이 급증한 상태에서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면서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업계의 총량이 집결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문화관광의 확대를 위해 ‘문화관광’에 ‘유산’을 결합해 ‘문화관광유산’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을 이번 포럼 등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관광 선진국이 내세우는 최고의 문화관광상품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 (UNESCO World Heritage Site)은 유네스코에서 인류의 소중한 문화 및 자연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문화유산과 지구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는 자연 유산, 이들의 성격을 합한 복합 유산으로 구분된다.

이들 문화유산은 독특한 예술적 혹은 미적인 업적, 즉 창조적인 재능의 걸작품을 대표하는 유산이다. 지극히 희귀하거나 혹은 아주 오래된 유산, 가장 특징적인 사례의 건축 양식으로서 중요한 문화적, 사회적, 예술적, 과학적, 기술적 혹은 산업의 발전을 대표하는 양식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가운데 관광업계가 주목하는 분야가 ‘문화유산’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 등재를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반면 보존의 가치가 떨어지면 언제든 등재가 취소된다.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뉴시스

유네스코 ‘세계 유산’ 목록 순위에 한국은 10위에 올라 있다. ‘문화 강국’을 공인하는 수치이다. 한국은 현재 문화유산 14건, 무형유산 20건, 기록유산 16건 등 모두 50건이 등재되어 있다. 1위는 중국(100건)이다. 상위 순위권 국가는 모두 ‘유구한 역사’를 지닌 국가이며, 미국이나 사회주의 국가, 내전을 겪는 중동지역 국가는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의 ‘문화관광유산’ 14점은 1995년에 등재된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비롯해 창덕궁과 수원 화성(1997),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2000), 경주 역사유적지구(2000),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 조선 왕릉(2009), 한국의 역사 마을 하회와 양동(2010), 남한산성(2014), 백제역사유적지구(2015),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2018), 한국의 서원(2019) 등이다.

이 세계문화유산 14점은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찬란한 문화유산이다. 중국의 만리장성, 영국의 스톤헨지, 인도의 타지마할, 프랑스의 베르사유궁, 스페인의 파밀리아 성당,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과 마찬가지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유산이다. 우리가 관광자원으로 내세워도 부족함이 없는 보물이다.

세계 각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유네스코 자본 부담률 1, 2위를 다투며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인정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군함도 유네스코 등재와 같은 쟁점이 되었던 문화 사건들 또한 이러한 그들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문화유산은 한번 등재되었다고 해서 영원히 그 명예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소중하게 보존하지 않으면 언제든 등재가 취소된다. 독일의 엘베계곡과 영국 비틀스의 도시 리버플의 예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이들은 유산으로서의 보호 가치를 교량 건설, 난개발 등으로 훼손하면서 등재 목록에서 사라졌다.

‘유산’의 ‘문화’로서의 중요성은 지난 7월 로마에서 열린 G20 문화장관 회의에서 채택된 ‘로마문화선언(Rome Declaration of the G20 Ministers of Culture)’에도 잘 드러난다. 이 선언은 주요 국가 간 기구에서 문화를 어떻게 핵심 의제로 흡수하고 활용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문화의 역할을 강조한 선언이다.

‘로마문화선언’은 ‘문화유산의 보호’를 기본 원칙의 하나로 꼽았다. 선언문에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문화 다양성과 모든 형태의 문화유산 보호·증진을 강화하는 공동의 연구, 행동이 중요하다”면서 “문화재 파괴나 불법 매매는 심각한 범죄이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명시되었다.

또 “문화재 약탈 및 불법 매매, 지적재산권 위협, 통제되지 않는 도시 개발,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자원 손상 등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하며 이는 사회문화적 관습의 파괴, 문화적 권리 침해, 문화다양성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초국가적인 협력과 민관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일보·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 TV리포트·티브데일리 편집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한국미디어콘텐츠협회 자문위원장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 합창’, ‘충무로 25시’ 등 소설과 시나리오 희곡 평론집 등을 집필했다.
유산(遺産)은 흔히 ‘부모가 남기고 간 재물’로 쓰인다. 유산 상속, 유산 포기, 유산 다툼에 편법 증여 같은 직접적 형태에 쓰이고 금수저 흙수저 같은 비유적 표현의 근본이기도 하다. 유산은 곧 ‘돈’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의 유산은 ‘선조가 남긴 가치 있는 물질적 정신적 전통’을 말한다. ‘재물’의 의미보다 ‘문화’의 성격이 더 짙다.

‘위드 코로나’ 시기가 시작된다. 관광업계가 기지개를 켜려고 한다. 이에 맞춰 ‘궁중문화축전’(10월 16~31일)을 개최한 서울시, ‘세계유산축전’(10월 27일, 11월 6일)을 하회마을에서 계속하고 있는 경북 안동시 등 지자체의 발걸음이 고맙다.

공공은 물론 민간단체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1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 시리즈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 온라인 상영회를 10월 27일~11월 9일까지 2주간 공식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개최한다. 전통문화 콘텐츠의 우수성과 인류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이 상영회에서는 유네스코 등재 인류무형문화유산 원형과 이를 소재로 한 창작공연이 소개된다.

노력 끝에 성공을 거둔 ‘문화강국 한국’의 콘텐츠를 소중하게 여기고 잘 활용해야 한다. K-Culture의 활약에 세계문화유산을 더한 시너지 효과로 ‘관광대국 한국’이 입증되기를 기대한다.

※ 본지에 실린 칼럼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 뉴스코프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윤상길 한국미디어콘텐츠협회 자문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