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꽃가마 없다” 친윤계에 경고장 날린 이준석

정치
정치
“윤석열 꽃가마 없다” 친윤계에 경고장 날린 이준석
  • 입력 : 2021. 07.23(금) 12:53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지지하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당 밖 대선주자를 옹립하려는 태도를 질타했다. /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의 공정성을 재확인했다. 당 밖 주자에 대한 지원 활동에 선을 긋고, 일정 변경 없이 8월 경선 버스를 출발시키겠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야권의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을 지지하는 당내 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른바 친윤계와 이준석 대표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 “모두 윤석열 덕분? 선 넘었다”

이준석 대표는 참지 않았다.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의 승리 요인을 윤석열 전 총장으로 꼽은 점이 그를 자극했다. 이준석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긴급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승리를 어떻게 윤석열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하느냐. 선을 넘었다”고 질타했다.

이준석 대표가 겨냥한 사람은 정진석 의원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선거 승리는 물론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된 것은 윤석열 전 총장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윤석열 전 총장을 비빔밥의 ‘당근’으로 비유하거나 지지율 추이가 ‘위험하다’고 말한 이준석 대표에게 “쓸데없는 압박은 곤란하다”고 직격했다.

문제는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윤석열 전 총장을 국민의힘 후보로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이다. 정진석 의원은 “그 사람 덕에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의 중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 가닥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라면서 윤석열 전 총장을 정권 교체의 깃발로 삼았다. 지지율 30%의 윤석열 전 총장 없이 당내 후보들의 지지율 총합 11%로는 경선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정진석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로 꼽힌다. 홍준표 의원과 함께 당내 최다선(5선)으로,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서울 태생이지만 부친이 충남 논산 출신이다. 충청을 매개로 두 사람 간 교감이 이뤄졌다는데 당내 이견이 없다. 여기에 윤석열 전 총장의 죽마고우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까지 나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름하여 ‘좌진석 우성동’이다.

앞서 권성동 의원도 자신의 SNS에서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의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면서 “대선 후보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원팀을 만드는 게 당대표의 최대 임무”라고 훈수를 뒀다. 결국 친윤계에서 당대표를 향해 야권의 유력 주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맞서는 상황인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대표적 친윤계 인사로 불리는 권성동·정진석(사진 정면에서 윤석열 전 총장을 중심으로 좌우 위치) 의원이 이준석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을 당에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 “서울시장 선거에서 교훈 얻어야”

이준석 대표는 발끈했다. 그는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 의혹에 디펜스해준 게 누구냐”고 반문하며 “정중동 자세로 가야한다. 흔들림 없이 공정한 경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SNS에 적은 것처럼 “당외 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가 강조한 것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의 교훈이다. “당이 중심을 잃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지지율 추이에 따라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당내 의원 다수는 부화뇌동했지만, 중심을 잡고 낚이지 않았던 당원들과 국민들이 승리를 이끌었다”는 얘기다. 나아가 “당 밖 인사를 밀던 분들을 결코 잊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 밖의 인사를 밀기 위해 오세훈 시장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다 버리고 압박하다가 단일 후보로 확정된 뒤에는 유세차에 오르려고 한 분들이 있다”면서 “이긴 선거였기 때문에 당원들과 국민들이 웃고 지나간 것이지 당시 캠프의 인사들은 모두 분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윤석열 전 총장을 야권 후보로 옹립하기 위해 당내 경선을 폄하하는 친윤계를 향한 경고로 해석된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