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폭탄된 ‘적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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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경선 폭탄된 ‘적통 논란’
  • 입력 : 2021. 07.22(목) 16:54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당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는 탄핵안 발의에 불참했으나 표결에 참여했다. 표결에선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탄핵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가 빌미를 제공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설전으로 당 지도부의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시 못 볼 사람인 것처럼 공격하면 본선에서 한 팀이 되기 어렵다”는 게 송영길 대표의 토로다. 하지만 양측의 설전은 계속되고 있다. 정점을 찍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다.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재명 지사 측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적통을 자처하며 이재명 지사의 현 정부 계승 의지에 의문을 나타내자 역공을 가한 것. 선봉에는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이 섰다. 그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와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당시 이낙연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재차 압박했다.

◇ 이낙연, 노무현 탄핵 사태에 발목 잡힐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2004년 3월 12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한 의원 195명 가운데 탄핵에 반대한 의원은 단 두 명이었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돼 반대표를 던진 의원을 확인할 수 없지만 당시 자유민주연합의 김종호 의원, 새천년민주당의 이낙연 의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가 탄핵 사태 과정에서 보여준 행동이 과연 반대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느냐가 이재명 지사 측의 지적이다.

이재명 지사는 정권 재창출로 현 정부의 가치와 정책을 이어가는 것이 진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주는 일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 뉴시스
실제 탄핵 사태가 벌어진 당시 언론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이낙연 전 대표는 탄핵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탄핵에 찬성한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의원들과 국회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에 전격적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탄핵 반대를 외치던 열리우리당 의원들을 가로막는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표결에도 참여했다. 탄핵에 반대했다면 굳이 표결까지 참여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만하다.

당시 민주당은 분당 사태를 맞아 두 쪽으로 쪼개져 있었다. 바로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라 탈당한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고, 이를 거부한 의원들은 새천년민주당에 남았다. 결국 탄핵 국면에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수호에 나섰고, 새천년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다.

탄핵안이 가결된 뒤 이낙연 전 대표는 “죽을 때까지 말하지 않겠다”며 찬반 여부를 함구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났다.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로 경선 레이스를 뛰게 되자 입장을 바꿨다. 이재명 지사 측의 공세에 ‘반대했다’고 밝힌 것. 캠프 측은 이재명 지사 측을 겨냥해 “정치적 금도를 넘어섰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훈 의원은 논평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는 당시 광주전남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탄핵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며 “팩트 체크 없이 발언한 데에 이재명 캠프가 민주당의 정신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이재명의 정면승부 “나는 서자에 가까워”

하지만 논란이 계속될수록 이낙연 전 대표가 불리한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본인이 강조해온 적통성이 훼손됐다는데 당 안팎의 이견이 없다. 도리어 이번 논란으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주목을 받게 됐다. 탄핵 사태 당시 정세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에서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의장석을 지키며 탄핵 저지에 몸을 던졌기 때문이다. 스스로 “순도가 가장 높은 민주당원”이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재명 지사도 적통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22일 보도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저는 혈통으로 따지면 적통이 못 되고, 서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면서도 “당의 정강정책이나 노무현·김대중·문재인 정신의 계승, 삶의 과정과 지향하는 바를 보면 제가 더 정통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도덕성을 띄웠다. 이재명 지사는 “지지자들이 ‘노무현 트라우마’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후보를 말하지만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누군가가 지켜줘야 할 만큼 잘못한 것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가치·정책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정권 재창출이 진정으로 대통령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