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방일 무산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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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방일 무산 내막
  • 입력 : 2021. 07.20(화) 19:10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방일 계획을 접으면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첫 대면 정상회담도 추후로 미뤄지게 됐다.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방일 카드를 접었다. 일본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정상회담을 추진해왔지만 불발로 끝난 것이다. 표면적 이유는 두 가지다. 정상회담의 성과가 미흡했고, 제반 상황을 고려했다는 게 청와대 측에서 밝힌 방일 무산 배경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의 외교 당국자들이 의제를 사전 협의하는데 간극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의미다. 특히 제반 상황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막말 파문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 박수현 “기대에 못 미쳤을 뿐 성과 상당하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중 한일 관계 개선은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양국의 갈등은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심화됐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묶은 감정을 털어내고 수출규제 문제를 매듭짓길 바랐다. 그것이 한일 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협상 초기만 하더라도 전망은 밝았다. 우리나라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에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의 수출규제 폐지, 한국의 WTO 제소 취하, 지소미아 원상 복구 순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양국은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현안 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고, 그 결과 상당한 성과가 진척돼 향후 신뢰를 기반으로 논의를 이어간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종합하면, 협상에 진척이 있었지만 “국민께 정상회담 성과를 기쁘게 보고드리기엔 못 미쳤다”는 것이다.

그간 양국은 수출규제 문제 뿐 아니라 오랜 현안인 과거사 문제와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문제 등까지 논의해왔다. 박수현 수석은 방일 무산에 대해 아쉬운 모습을 보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협상을 지속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의제가 좀 더 구체화된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의지를 전한 셈이다. 박수현 수석은 정치권의 전망과 달리 “대통령 임기 안에 한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날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우리 정부의 한일 정상회담 무산 결정에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발언한 것은 대화를 더 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는 것. 박수현 수석은 환영한다는 청와대 측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양국은 넘어야 할 산을 하나 더 만났다. 주한 일본대사관의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성적인 표현을 사용해 폄훼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고, 급기야 여당 지도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을 반대했다. 이번 정상회담 추진에서 막바지 변수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일본 측의 공식 조치가 늦어진 점은 두고두고 불편한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일본 언론은 자국의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의 교체 방침을 보도했다. 교체는 정기적 인사 이동의 형식을 취하지만 한국 내 소마 공사에 대한 반발 여론이 강해지는 것을 고려한 사실상 경질로 보여진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방일 계획을 접으면서 오는 23일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국 정부 대표단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