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푸는 김동연,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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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푸는 김동연, 게임체인저 될까
  • 입력 : 2021. 07.19(월) 14:48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정권 교체나 재창출을 뛰어넘는 정치 세력의 교체와 ‘기회복지국가’ 비전을 내세워 차기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 뉴시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정책 구상을 담은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를 19일 정식 출간했다. 사실상 대권 행보의 신호탄이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였던 그가 출간을 통해 고민이 끝났음을 시사한 것이다. 고민의 결론은 “우리나라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서 해야 될 일이 있다면 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34년 공직에 몸담은 사람의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직자는 퇴직 후에도 사회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된다”면서 “기여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각오는 남달랐다. 여야의 러브콜을 물리치고 독자 노선을 택했다. 지금의 정치현실상 여권의 정권 재창출, 야권의 정권 교체로는 우리 경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 “기존 정치세력 환골탈태해야”… 제3지대서 군불 때기

김동연 전 부총리가 강조한 것은 정치 세력과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다. 다시 말해, “정치판 자체가 바뀌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는 퇴임 후 지난 2년 반 동안 전국에서 만난 국민들을 언급하며 “이분들의 공통분모는 진영싸움, 이념싸움의 논리가 아니다. 기존의 정치 세력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화에 실패하면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 불가피하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여야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이유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기존 정치 세력이 환골탈태가 된다면 같이 힘을 합쳐야 된다”면서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결국 우리 사회와 나라를 바꾸는 데 국민들이 결집하는 이른바 ‘아래로부터의 반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가 대권 후발 주자로 개인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독자 노선을 걷는 데 자신감을 나타낸 배경이다. 따라서 김동연 전 부총리는 우선 제3지대에서 세 확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제3지대에서 길을 모색할 계획이다. 기존 정치 세력이 변하면 힘을 합치겠지만 반대의 경우 독자적으로 세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 뉴시스

승부수로 내세운 것은 ‘정책’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차별화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야권 잠룡답게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비판의 관점이 헌법가치나 민주주의 수호가 아닌 경제다. 반문 민심에 기대지 않은 정공법을 택한 셈. “미래를 위해서 고민하고, 경제와 글로벌을 생각할 때”라는 게 김동연 전 부총리의 주장이다. 그가 던진 화두는 ‘기회’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저서의 제목처럼 ‘금기’를 깨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자독식 구조를 깨서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요점이다. 특히 그는 “기회가 주어져도 고르게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어떤 사람에게는 제한적인 기회가 주어지면서 기회에 사재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며 “기회가 주어져도 접근조차 제한된 사람들에게 기회복지 안전망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름하여 ‘기회복지국가’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야권의 대권 지형은 또 한 번 변수를 맞게 됐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본격 등판한 뒤 불러올 파괴력에 여야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초대 국무조정실장,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만큼 여야 전반에 발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집중하고 있는 외연 확장에 용이하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지지율 상승을 견인할 호재가 많다.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경제계와 학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경제전문가라는 점, 청계천 판잣집의 소년가장이 부총리 자리까지 오른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진 점,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처럼 ‘비전 없는’ 윤석열 전 총장이나 ‘막연한’ 최재형 전 원장보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활약이 기대될 만하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