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바꾼 이재명, ‘사이다’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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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바꾼 이재명, ‘사이다’로 돌아간다
  • 입력 : 2021. 07.14(수) 15:58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본선을 위한 원팀을 강조하며 민주당 경쟁주자들의 공세에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앞으로는 적극 대응하고 반격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별명은 ‘사이다’로 알려졌다. 직설적 화법이 속시원하다는 평가에서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사이다와 거리가 멀었다. ‘반(反)이재명’ 연대의 공세에도 로우키(Low-key)로 대응하며 말을 아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김빠진 사이다’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엔 ‘부자 몸 조심’이 아니냐는 비판이 담겼다.

◇ 본경선 앞두고 ‘반격 모드’ 전환

이재명 지사는 볼멘소리를 냈다. 다른 예비후보들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 식구들이니까”, “결국 본선에서 단합해야 하는 하나의 팀원들이니까” 인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내한 결과는 쓰라렸다. 그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내 경선 경쟁을 권투 시합으로 비유한 뒤 “주먹으로 맞는 건 단련이 돼 있는데 갑자기 발로 차더라. 좀 심한 경우도 견뎌냈는데 오히려 제가 부상을 입은 상황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가 말한 ‘부상’은 지지율 추이로 설명된다. 이틀 전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가 단적인 지표다. 해당 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26.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3.4%p 떨어진 수치다. 반면 당내 유력 경쟁주자로 불리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지율 반등을 보였다. 전주보다 5.9%p 올라 18.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두 가지 해석이 나왔다. 첫째, ‘이재명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논란 등 검증 과정에서 드러날 도덕성 리스크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본선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게 두 번째 해석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TBS에서 의뢰해 지난 9~10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재명 지사로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예비경선 이후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데다 반이재명 연대가 후보 단일화로 물리적 화합에 들어가면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지지자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원래대로 돌아가야 될 것 같다”고 말한 이유다. 앞으로 전개될 민주당 본경선에서 ‘사이다 이재명’으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일종의 선전 포고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으로 공격을 받은 이재명 지사는 옵티머스 연루 의혹으로 직격탄을 날렸다. / 뉴시스

이재명 지사는 후보 검증에 대해 “가능하면 언론에 맡기고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마치 본인은 깨끗한 사람이고 저는 엄청난 비리나 부정이 있어서 숨기려고 하는 것처럼 말까지 왜곡하니까 적극적으로 소명, 반격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탄산의 “쏘는 맛은 조금 줄여서” 반격의 강약을 조절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겨냥한 사람은 이낙연 전 대표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당내 다른 후보들은 언급하지 않고 이낙연 전 대표만 조준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역린이라고 할 수 있는 옵티머스 연루 의혹을 꺼낸 것. 지난 총선 전후로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사무실 가구와 복합기 임대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당시 검찰 수사를 받던 최측근의 극단적 선택으로 종결된 사건이다. 이를 상기시킨 이재명 지사는 “(숨진) 그 분이 (이낙연 전 대표의) 전남지사 경선 때 가짜 당원을 만들어서 실형을 받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 이낙연 겨냥해 “먼저 소명하라”

이재명 지사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먼저 소명을 해야 될 입장인데 뜬금없이 우리 가족들을 걸고넘어지니까 당황스럽다”며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검증에 신중론을 말한 자신에게 이른바 ‘혜경궁 김씨’ 건, 논문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우려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데 대해 “황당무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사생활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가족은 검증하지 말자고 말했다고 왜곡했다”면서 “본뜻은 결혼 전 당사자가 용인했던 내밀한 문제 말고 부정부패, 개인 비리 등에 가족과 주변을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석열 전 총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경쟁 구도에 놓인 핵심 상대방인 만큼 그를 편들었다는 취지의 비판은 “너무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지사는 다시 질주 본능을 깨웠다.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실적을 내세워 이낙연 전 대표를 따돌리는데 집중했다.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직에 출마하며 어떤 약속을 했고, 얼마나 지켰는지 국민과 함께 검증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남도지사를 지낼 당시 한국매니페스토본부 조사 결과에서 전국 시도지사 가운데 가장 낮은 공약 이행 점수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취임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약이행률 90%를 넘겼다. 이 같은 성과가 이재명 지사의 자신감 근원이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