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다시 집으로… 검찰 책임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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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다시 집으로… 검찰 책임론 부상
  • 입력 : 2021. 06.10(목) 20:46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석방됐다. 성접대·뇌물수수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법정구속된 지 8개월여 만이다. 대법원이 10일 열린 상고심에서 해당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김학의 전 차관 측이 신청한 보석 청구를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뇌물수수 혐의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과 13차례에 걸쳐 성접대를 받은 혐의다. 해당 사건은 ‘별장 성접대 동영상’으로 파문을 낳기도 했다. 둘째,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 최모 씨에게 49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셋째, 2012년 사망한 저축은행 회장 김모 씨에게 1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 法, 뇌물 혐의에 증인 진술 ‘신빙성’ 의심

현재 무게추는 무죄로 기울고 있다. 대법원 3부는 10일 열린 상고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이 최씨에게 받은 뇌물 혐의에 대해 파기환송하고, 다른 두 가지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 만료와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면소 판결한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원심을 깨고 하급 법원으로 돌려보낸 사건도 사실상 무죄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이 “김학의 전 차관의 혐의가 당장 무죄라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증인의 법정 진술에 앞서 검찰이 면담을 가진 데 대해 회유·압박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학의 전 차관을 기소한 검찰 수사단은 발끈했다. 입장문을 통해 “증인 사전 면담은 검찰 사건 사무 규칙 189조에 근거한 적법한 조치”라며 “증인을 상대로 회유·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입증 방법으로 제시한 면담 이유 및 방법 등을 기록한 자료 공개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결국 파기환송심에서 유일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혐의마저 무죄로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김학의 전 차관이 최씨에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뇌물 4900여만원 중 4300만원을 실제 수수한 것으로 보고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그 이유를 검찰이 신청한 증인의 법정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증인이 법정에 서기 전 검찰과 면담을 가진 뒤 김학의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점에서, 면담 당시 증인이 회유나 압박 등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 뉴시스
실형을 선고한 원심이 깨지면서 김학의 전 차관이 신청한 보석도 허가 결정이 나왔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그는 보증금 3000만원을 내고 석방됐다.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취재진으로부터 질문 세례를 받았지만 답변은 일절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건 초기 검찰의 거듭된 무혐의 처분이 결국 김학의 전 차관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제 식구 감싸기’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이 면소로 처벌할 수 없다는 데 무거운 책임론이 뒤따를 전망이다.

◇ 별장 성접대 혐의 ‘면소’… 공소시효 지났다

사건은 2013년 3월 김학의 전 차관이 법무차관에 내정된 직후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경찰의 체포영장과 기소 의견 송치에 모두 무혐의로 처분했다. 문제의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동영상 속 피해 여성이 직접 특수강간 혐의로 김학의 전 차관을 고소했을 때도 검찰은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대로 묻힐 뻔했던 사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조명을 받았다. 2018년 4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로 재수사를 시작한 것. 이 과정에서 김학의 전 차관은 해외로 심야 출국을 시도하다 비행기 탑승 직전 제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사건은 이듬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성접대 혐의는 공소시효(10년)를 넘겨 처벌할 수가 없게 됐다. 성접대를 뇌물로 간주해 공소시효가 남은 뇌물 혐의와 묶어 ‘포괄일죄’로 기소한 이유다. 이 같은 묘안에도 면소 판결은 피하지 못했다. 1심 재판에선 성접대 혐의를 인정했으나 뇌물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공소시효에 발목이 잡혔다. 대법원의 판단도 달라지지 않았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