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의혹 12명 나가라” 민주당의 읍참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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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의혹 12명 나가라” 민주당의 읍참마속
  • 입력 : 2021. 06.08(화) 21:06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수조사로 부동산 거래 관련 비위 의혹이 드러난 자당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탈당 및 출당을 권유했다. 이처럼 초강수 카드를 꺼낸 것은 여권의 부동산 내로남불 논란을 끊어내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성난 부동산 민심 수습을 위해 또 한 번 칼을 빼들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당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요청한 데 이어 해당 조사로 위법 의혹이 불거진 12명 전원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한 것이다. 소명 절차는 생략했다. 제 식구 감싸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의혹의 경중과 사실 여부 보다 국민 여론을 먼저 고려한 셈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8일 당 최고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전하는 브리핑에서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통상적 절차이지만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너무 크고,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비판적인 국민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 사안만큼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실명 공개 후 탈당·출당 조치 ‘초강수’

탈당 권유 대상은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서영석·임종성(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김수흥·양이원영·오영훈·우상호·윤재갑(농지법 위반 의혹) 의원이다. 이 중 비례대표인 양이원영·윤미향 의원은 출당 조치하기로 했다. 비례대표는 지역구에서 선출된 의원과 달리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개별 의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당의 배려가 엿보인다.

민주당은 해당 의원들에게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지도부의 결단을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왜’ 당에서 전수조사에 임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는 고용진 대변인의 읍소에 지도부의 고민이 배어 있다. 앞서 지도부는 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위법 의혹을 받는 의원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후속 조치를 포함한 당의 입장을 선뜻 정하지 못했다. 송영길 대표는 전날 밤 잠도 이루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 논의 결과가 발표된 이후 출연한 YTN 방송에서 “경미한 사안, 중복 사안이 많은데 의혹 대상자의 충분한 소명 기회 없이 탈당 권유가 맞느냐는 논란이 많았지만 국민 앞에 집권당의 외피를 벗어 똑같이 조사를 받고 깨끗하게 해명한 뒤 돌아오길 바라는 차원에서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의원으로 공정하게 수사에 임하는 것이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여권의 내로남불 시비를 끊어내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도덕적 기반을 재건할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벌인 김태응 권익위 조사단장은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조그만 의혹이라도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 수사기관에 직접 송부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 뉴시스

이날 탈당 및 출당 조치를 통보 받은 의원 12명은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전날 권익위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민주당 소속 의원 174명과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등 총 816명에 대한 지난 7년간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조사한 결과 12명에게서 16건(부동산 명의신탁 6건, 농지법 위반 6건, 업무상 비밀이용 3건, 건축법 위반 1건)의 투기 의혹 사례를 발견해 관련 사건을 합수부에 송부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무죄추정의 원칙상 과도한 선제 조치’를 결정한 만큼 의혹이 해소된 의원은 신속하게 복당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고용진 대변인은 “동료 의원들이 하루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민주당으로 돌아오기를 문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감사원에 전수조사 의뢰”

이제 공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여권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정작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침묵해온 국민의힘은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대상 전수조사를 제안했을 때도 각당 자체 조사를 주장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권익위 조사 결과에 따라 의혹에 휘말린 자당 소속 의원 12명의 실명을 공개하고 전원 탈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이상 입장 표명을 미룰 수 없게 됐다.

결국 국민의힘도 소속 의원 전원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결정했다. 다만 조사를 의뢰할 기관을 감사원으로 정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권익위 대신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원을 통해 조사를 받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진정성 결여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감사원법상 국회의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기 때문. 따라서 국민의힘이 감사원 외 다른 기관의 조사는 받지 않겠다는 고집을 내세우는 것은 꼼수로 해석되고 있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